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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도쿄 미야시타 공원부터 롯폰기 타워 방문기

by 여행좋아좋아 2026. 4. 7.

1편에서 나리타 공항 입국부터 시부야 토부 호텔에 체크인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2편에서는 본격적인 도쿄 탐방이 시작되는 2일차 이야기다. 시부야 미야시타 공원의 스타벅스 한정 텀블러 득템기부터, 세숫대야 우동으로 유명한 츠루 동탄 방문기, 쇼핑의 성지 하라주쿠와 명품 거리 오모테산도, 그리고 발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걸어서 도착한 롯폰기 타워와 요리 대회 1등 식당 멘야 무사시까지. 걷고 또 걸었던 2일차의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도쿄 미야시타 공원부터 롯폰기 타워 방문기 

롯폰기 타워에서 바라본 도쿄 시내 전경 사진


1. 미야시타 공원, 그리고 스타벅스 한정 텀블러 득템

아침에 눈을 뜨고 제법 상쾌한 기분으로 숙소를 나섰다. 2일차 첫 목적지는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미야시타 공원(Miyashita Park)이었다. 막연히 그냥 도심 속 잔디 공원 같은 걸 상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뭔가 독특한 구조였다. 건물 전체가 복합 상업시설로 되어 있었고, 공원은 그 건물의 옥상에 조성되어 있는 형태였다. 1층에는 개성 있는 포장마차와 노점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는데, 밤에 오면 분위기가 정말 좋겠다 싶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저녁에 꼭 다시 들러봐야지 하고 마음속에 찜해두었다.

하지만 사실 오늘 이 공원을 들른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미야시타 공원 내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텀블러가 있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 기념품으로 이만한 게 또 어디 있을까 싶어 매장을 찾아 들어갔다. 매장 안 분위기는 스타벅스답게 세련되고 깔끔했지만, 다른 지점에서는 볼 수 없는 미야시타 공원 지점만의 디자인이 담긴 텀블러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주저 없이 하나를 골라 구매했다. 기념품은 역시 그 장소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이어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텀블러를 손에 쥔 뒤, 이왕 온 김에 아이스 코히(アイスコーヒー), 즉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테이크아웃 했다. 일본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때는 '아이스 코히'라고 하면 잘 통한다는 걸 알아두면 편하다. 그 한 잔을 손에 들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미야시타 공원 & 스타벅스 참고 정보

  • 미야시타 공원은 시부야역에서 도보 5분 이내로 매우 가깝다
  • 1층 포장마차 거리는 낮보다 저녁에 방문했을 때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난다
  • 스타벅스 미야시타 공원점 한정 텀블러는 재고가 빨리 소진될 수 있으니 오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한국 스타벅스 앱으로는 사용 불가이며, 현금 또는 현지 이용 가능한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2. 세숫대야 우동, 츠루 동탄

커피를 손에 쥔 채 다음으로 향한 곳은 츠루 동탄(TSURUDОНТАН)이었다. 이름에서 뭔가 독특한 느낌이 나지 않는가. 이곳은 일명 세숫대야 우동으로 유명한 퓨전 우동 전문점이다. 음식 이름보다 비주얼부터 먼저 알게 된 식당인데, 큼직한 세숫대야만 한 그릇에 우동이 담겨 나오는 비주얼이 SNS에서 꽤 유명하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세 가지였다. 카레 우동, 새우 크림 우동, 그리고 명란 크림 우동을 각각 하나씩 시켜서 서로 조금씩 나눠 맛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크림 베이스의 우동이라 자칫 느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동 특유의 쫄깃한 면발과 부드러운 크림 소스가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특히 명란 크림 우동은 짭조름한 명란과 크림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이긴 하지만, 이 정도 퀄리티라면 충분히 납득이 되는 수준이었고, 다음에 또 도쿄를 방문하게 된다면 다시 찾을 의사가 충분히 있다.

츠루 동탄 참고 정보

  • 시부야, 신주쿠 등 도쿄 주요 번화가에 여러 지점이 있다
  • 점심 피크 시간대에는 대기가 길게 생길 수 있으니 약간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메뉴에 영어 및 사진이 함께 표기되어 있어 일본어를 몰라도 주문이 어렵지 않다
  • 그릇 크기가 상당히 크므로 소식하는 편이라면 작은 사이즈로 주문하거나 일행과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한다

3. 쇼핑의 성지, 하라주쿠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다음 목적지까지 걷기로 결정했다. 도착지는 하라주쿠(原宿). 츠루 동탄에서 걸어서 약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서울로 치면 홍대나 강남 거리처럼, 하라주쿠는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숍들이 밀집해 있어 도쿄에서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막상 도착해 보니 그 인기가 실감이 될 정도로 사람이 넘쳐나고 있었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섞여 골목마다 인파가 가득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황당했던 점이 있었다. 옷가게에서 웨이팅을 해야 했다. 식당에서 줄 서는 건 익숙했지만, 패션 매장 앞에서 줄을 서고 차례를 기다려서 입장해야 하는 건 솔직히 처음 겪어봤다. '이 정도인가...' 할 정도로 인기 있는 매장들은 바깥까지 줄이 늘어서 있었다. 다소 번거로웠지만, 그만큼 하라주쿠가 목적지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우리는 웨이팅을 감수하며 몇몇 매장에 들러 간단한 쇼핑을 즐겼다.


4. 명품 거리 오모테산도, 그냥 눈으로만

하라주쿠에서의 쇼핑을 마친 뒤, 다음 목적지는 바로 인근에 있는 오모테산도(表参道)였다. 하라주쿠에서 걸어서 멀지 않은 거리라 이번도 두 발로 이동했다.

잠깐, 왜 우리는 계속 걷냐고? 이유가 있다. 일본의 택시 요금은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게 비싸다. 잠깐 타도 미터기가 무섭게 올라가기 때문에 짧은 거리에 택시를 타는 건 솔직히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지하철을 이용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었다. 도쿄의 지하철 노선은 복잡하기로 유명한데, 외국인 입장에서 호선을 파악하고 올바른 방면과 입구를 찾아 들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꽤 까다로웠다. 그래서 우리가 내린 결론은 '그냥 걷자'였다. 덕분에 도쿄 곳곳의 거리를 천천히 눈에 담을 수 있었으니, 나쁘지만은 않은 선택이었다.

오모테산도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도쿄의 명품 거리다. 가로수가 늘어선 넓고 쾌적한 대로 양쪽으로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구매는 못했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건물 하나하나의 디자인도 개성 있고 감각적이어서 걸으면서 건축 구경을 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뭔가 압도적인 분위기에 괜히 어깨를 쫙 펴고 걷게 되는 곳이었다.

 오모테산도 방문 팁

  • 오모테산도 힐즈(Omotesando Hills) 복합 쇼핑몰 내에 중·저가 브랜드도 입점해 있어 구경하기 좋다
  • 대로변 카페들이 분위기 있어서 잠시 앉아 쉬어가기에도 좋다
  • 하라주쿠와 도보로 5~10분 거리이므로 함께 묶어서 일정을 잡으면 효율적이다

5. 30분 도보 강행군, 그리고 롯폰기 타워

오모테산도까지 신나게 구경하고 나니 다음 목적지는 롯폰기(六本木)였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도보로 약 30분 거리. 여기까지 와서 대중교통을 타기가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여기까지 걸어왔는데...'라는 그 심리가 우리를 또 걷게 만들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것이 그날의 가장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중간쯤 갔을 때부터 발바닥이 서서히 타오르기 시작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미 절반을 넘어온 상황에서 돌아가기도 애매했다. 그냥 가는 수밖에. 게다가 당시가 12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 다 반팔티 차림이었다. 그 정도로 우리는 걷느라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주변 일본 사람들이 패딩을 껴입고 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반팔 차림의 동양인 둘이 이를 악물고 걷고 있었을 당시의 모습이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하다.

 

그렇게 의지와 근성으로 마침내 롯폰기에 도착했다. 먼저 우리가 향한 곳은 롯폰기 힐즈 모리 타워(Roppongi Hills Mori Tower)였다. 이 타워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쿄 타워 전경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여행 전부터 계속 들어온 터였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올라서는 순간, 고생했던 것이 전부 잊혀질 만큼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도쿄의 빽빽한 야경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주홍빛 도쿄 타워. 생각보다 훨씬 멋진 풍경에 잠시 말을 잃었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며 도쿄 시내 구석구석을 감상했다. 발바닥의 통증이 잠시나마 잊혀지는 순간이었다.

롯폰기 타워 전망대 가는 엘리베이터 사진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쿄타워 사진

롯폰기 힐즈 모리 타워 전망대 참고 정보

  • 전망대 '도쿄 시티뷰' 입장료는 약 2,000엔 수준이다
  • 스카이덱(옥외 전망대)을 이용하고 싶다면 추가 요금이 필요하다
  • 해질 무렵에 방문해 일몰과 야경을 함께 감상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 롯폰기 힐즈 건물 내 식당과 카페가 다수 있어 전망 감상 전후로 식사하기 좋다
  • 오모테산도에서 도보 30분 거리이나, 걸어온 것이 후회될 수 있으니 지하철 이용을 강력히 추천한다

6. 요리 대회 1등 식당, 멘야 무사시에서 츠케멘 도전

멘야 무사시의 츠케멘 사진

전망대를 나온 우리는 슬슬 허기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근처를 검색하다가 꽤 흥미로운 식당 정보를 발견했다. 바로 멘야 무사시(麺屋武蔵)였다. 일본의 어느 요리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라멘 전문점으로, 롯폰기에도 지점이 있다고 해서 우리는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멘야 무사시 고쇼 롯폰기점(麺屋武蔵 虎嘯 六本木店)이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나는 츠케멘(つけ麺)이라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도, 생김새도 낯설어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츠케멘은 소바처럼 면과 소스가 따로 제공되는 음식이다. 아무것도 묻지 않은 쫄깃한 생면을 진한 소스에 찍어서 먹는 방식인데, 처음에는 '이게 맞나?' 하는 어색함이 있었지만 한 젓가락 먹어보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소스는 아주 짜고 진한 편이었다. 일반 라멘 국물처럼 그냥 들이키기엔 너무 진할 정도. 하지만 그 짙고 느끼한 소스에 쫄깃한 면발을 살짝 찍어 함께 먹는 그 조화가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짜고 느끼하지만 면과 어우러지면 균형이 맞아떨어지는 그 맛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일행들도 각자 다른 메뉴를 주문해 조금씩 나눠봤는데,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높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멘야 무사시 & 츠케멘 참고 정보

  • 멘야 무사시는 신주쿠, 롯폰기 등 여러 지점이 있으며 지점마다 메뉴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 츠케멘은 면을 다 먹은 후 '와리스프'라는 국물을 추가로 넣어 소스를 희석해 수프처럼 마실 수 있다 > 직원에게 요청하면 된다.
  • 진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히 잘 맞는 메뉴이며, 면은 굵고 쫄깃한 편이다.
  • 저녁 시간대에는 대기가 있을 수 있으니 피크 시간을 피해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7. 다음 편 예고

이렇게 도쿄 여행 2일차 중간까지 마무리되었다. 걷고 또 걷느라 발바닥은 쉬지 않고 고생했지만, 그만큼 도쿄 곳곳을 눈과 발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미야시타 공원의 한정 텀블러, 세숫대야 우동의 크림 자태, 하라주쿠의 옷가게 웨이팅, 오모테산도의 압도적인 명품 거리, 발바닥을 불태운 30분 강행군, 그리고 도쿄 타워를 배경으로 한 롯폰기 야경과 인생 츠케멘까지. 돌이켜보면 고통스럽지만 이상하게 웃음이 나오는 하루다.

3편에서는 도쿄 인근 대도시인 요코하마에서의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던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방문기
  • 1:1 실물 사이즈의 건담을 직접 만나게 된 건담 팩토리 요코하마
  • 전국 각지의 유명 라멘을 한 지붕 아래에서, 신 요코하마 라멘 박물관

도쿄 여행기가 궁금한 분들은 3편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