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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후쿠오카 도착, 모츠나베와 텐진 쇼핑 이야기

by 여행좋아좋아 2026. 4. 3.

2편에서 후쿠오카 공항 입국기와 텐진까지의 이동기를 다루었다면, 이번 3편에서는 드디어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텐진에 도착한 우리가 첫 끼니로 선택한 모츠나베부터, 숙소 체크인에서의 당황스러운 에피소드, 쇼핑의 성지 다이묘 거리에서의 시간,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한 오뎅 바와 편의점 이야기까지. 후쿠오카 1일차의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후쿠오카 도착, 모츠나베와 텐진 쇼핑 이야기


1. 첫 식사, 파르코 백화점 지하의 모츠나베

후쿠오카 모츠나베 첫 식사 사진

텐진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기도 전에 먼저 배를 채우기로 했다. 출발 전부터 일본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리스트를 만들어 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후쿠오카의 대표 음식 모츠나베였다. 모츠나베는 된장 베이스의 진한 국물에 부추, 두부, 그리고 소 곱창을 넣고 푹 끓여 먹는 후쿠오카 향토 요리이다. 라멘 못지않게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히는 만큼, 첫 끼니로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이 있을까 싶었다.

우리가 향한 곳은 텐진 한복판에 위치한 파르코(PARCO) 백화점 지하에 있는 어느 모츠나베 식당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식당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하 식당가에 내려가자마자 일본 특유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음식 모형들이 눈에 들어왔다. 메뉴판을 보고 된장 베이스의 모츠나베를 주문했고, 보글보글 끓는 냄비가 나왔을 때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생각보다 맛있진 않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 수도 있고,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식당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맛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와, 이거다!' 하는 감동까지는 아니었다. 다음에 후쿠오카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모츠나베는 꼭 다른 식당을 찾아서 도전해 볼 생각이다.

모츠나베 참고 정보

  • 모츠나베는 보통 된장(미소), 간장(쇼유), 닭육수(시오) 베이스 중 선택할 수 있다
  • 후쿠오카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유명 모츠나베 전문점으로는 '오오야마', '이치후지' 등이 있다
  • 1인분 기준 대략 1,500~2,000엔 정도이다
  • 곱창 특유의 식감이 있으므로 곱창을 못 먹는 사람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2. 숙소 체크인, 그리고 첫 일본어 대화의 벽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드디어 숙소로 향했다. 1편에서 소개했던 호텔 몬토레 라 수르이다. 무거운 짐을 끌고 호텔 로비에 도착해 프론트 데스크를 찾았다. 여기서부터 예상치 못한 난관이 시작되었다.

호텔 몬토레 라 수르 로비 사진

체크인을 위해 프론트 직원분과 대화를 시도했는데, 이것이 거의 처음으로 일본 사람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었다. 준비해 간 간단한 영어도 통하지 않았고, 급하게 꺼낸 파파고 번역기마저 왜 그 순간만큼은 먹통이었는지,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나의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직원분이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데,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원인 중 하나는 일본 사람들의 영어 발음이었다. 일본식 영어 발음은 우리가 익숙한 영어 발음과 상당히 다르다. 예를 들어 영어의 'R' 발음이 'L'처럼 들리거나, 모음을 붙여서 발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같은 영어인데도 전혀 다른 언어처럼 들릴 수 있다. 아직 일본 여행을 안 가봤거나 일본 사람과 영어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 분들은 이 점을 미리 알아두면 현장에서 당황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어찌저찌 체크인을 마치고 룸 배정을 받았다. 방에 들어가 짐을 내려놓는 순간, 짧지만 강렬했던 긴장감이 풀리면서 '아, 진짜 일본에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다시 한번 밀려왔다. 하지만 감상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짐만 대충 풀고 바로 다음 목적지를 향해 나섰다.


3. 쇼핑의 성지, 다이묘 거리 탐방

우리의 후쿠오카 여행 목적은 1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쇼핑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숙소에서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로 텐진의 다이묘(大名) 거리이다.

다이묘 거리는 텐진 중심부에서 걸어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후쿠오카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패션과 문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넓은 대로변이 아닌,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유명 브랜드 매장과 스트릿 브랜드 숍들이 빼곡하게 숨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관심 있던 브랜드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이묘 거리 중 어느 세컨샵(중고샵) 사진

우리는 이 거리를 정말 이 잡듯이 뒤졌다. 평소 관심 있었던 브랜드 매장에 들어가 구경하고, 일본 특유의 세컨샵(중고 판매점)에도 여러 군데 들어갔다. 세컨샵이란 말 그대로 중고 의류나 잡화를 판매하는 가게인데, 일본의 세컨샵은 한국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상품 상태가 굉장히 좋고 정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중고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운이 좋으면 유명 브랜드 제품을 반값 이하에 건질 수도 있으니,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가게 저 가게를 넘나들며 실컷 구경하고 쇼핑도 했다. 쇼핑백이 하나둘 늘어나는 걸 보며 뿌듯함과 동시에 '지갑이 괜찮은가…' 하는 걱정이 슬슬 밀려왔지만, 여행지에서의 쇼핑은 역시 참을 수가 없었다.

다이묘 거리 쇼핑 팁

  • 텐진역에서 도보 5분 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 골목이 복잡하므로 구글맵을 켜두고 돌아다니는 걸 추천한다
  • 세컨샵(중고매장)은 '2nd STREET', 'RAGTAG' 등이 유명하다
  • 면세 가능한 매장도 꽤 있으니 여권을 꼭 지참하자
  • 대부분의 매장이 11시쯤 오픈하고 20시 전후로 문을 닫으니 시간 배분을 잘 하자

4. 하루의 마무리, 따뜻한 오뎅 바에서의 저녁

이름 모를 오뎅바에서 찍은 오뎅 사진

쇼핑에 푹 빠져 있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훌쩍 다가왔다. 출발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 바로 일본식 오뎅 바였다. 일본의 오뎅은 한국의 어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맑고 깊은 다시 국물에 여러 가지 재료를 푹 담가 천천히 끓여내는 방식인데, 한국의 포장마차 어묵과는 다른 정갈하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우리가 찾아간 오뎅 바의 정확한 이름은 시간이 많이 지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다시 후쿠오카를 가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을 만큼 인상 깊은 곳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카운터 바 앞에 커다란 냄비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 온갖 종류의 오뎅 재료들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오뎅과 함께 , 곤약, 계란 등 다양한 재료들이 국물을 머금고 있었는데,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특히 국물이 예술이었다.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나는 다시 국물이 추운 날씨에 딱이었다. 사장님도 아주 친절하셨는데, 일본어를 잘 못하는 우리에게도 웃으며 이것저것 추천해 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간식 같은 가벼운 식사였지만 마음만은 든든했다. 이런 소박하지만 따뜻한 경험이야말로 여행의 진짜 묘미가 아닐까 싶다.

일본 오뎅 바 참고 정보

  • 일본의 오뎅은 '오뎅(おでん)'이라고 하면 어디서든 통한다
  • 보통 재료를 하나씩 골라 주문하는 방식이며, 1개당 100~300엔 정도이다
  • 겨자(카라시)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본식이니 한번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 텐진·나카스 주변에 소규모 오뎅 바들이 꽤 있으니 골목골목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5. 빠질 수 없는 일본 편의점 탐방

오뎅 바에서 나온 우리는 출발 전날 밤을 거의 새우고 온 터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향했다. 체력은 바닥이었지만 숙소로 돌아가는 길,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일본 편의점이다.

후쿠오카 시내의 어느 한 편의점 사진

일본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편의점이다. 한국에도 편의점이 많지만, 일본의 편의점은 차원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여행 전부터 수도 없이 들어왔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숙소 근처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열대에 빼곡하게 채워진 푸딩, 아이스크림, 컵라면, 도시락 등 종류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특히 푸딩 코너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맛과 브랜드로 가득 차 있었고, 도시락도 그냥 편의점 도시락이라고 하기에는 비주얼이 너무 훌륭했다.

우리는 여러 종류의 푸딩과 아이스크림, 컵라면 그리고 도시락까지 장바구니에 한가득 담아 구매했다. 숙소에 도착해 대충 씻고 침대에 앉아 하나씩 먹어보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적으로 다 맛있었다. 푸딩은 부드럽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고, 컵라면도 우리나라 제품과는 다른 감칠맛이 있었으며, 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왜 일본 여행에서 편의점이 필수 코스로 꼽히는지 그제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일본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먹거리 탐방 코스였다.

일본 편의점 꿀팁

  • 대표 편의점 3사는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이며 각각 자체 브랜드 상품이 다르다
  • 푸딩은 세븐일레븐의 '마루코로 푸딩', 로손의 '바스치' 등이 유명하다
  • 도시락과 주먹밥은 매일 신상이 나오니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메뉴를 시도해 보자
  • 심야 시간에도 24시간 운영하므로 야식이 필요할 때 언제든 이용 가능하다
  • 면세는 안 되지만, 그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서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

6. 다음 편 예고

이렇게 후쿠오카 여행 1일차가 마무리되었다. 적다 보니 글이 생각보다 훨씬 길어졌다. 모츠나베로 시작해서 숙소 체크인의 우여곡절, 다이묘 거리에서의 쇼핑, 따뜻한 오뎅 바에서의 저녁, 그리고 일본 편의점 탐방까지.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알차게 보낸 첫째 날이었다.

후쿠오카 2일차에 갔던 장소들과 먹었던 음식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서 기록하도록 하겠다.

나카스 강에서 바라본 건물 사진

4편에서는 후쿠오카 여행 2일차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 2일차에 방문했던 장소들
  • 추천하고 싶은 맛집 리스트
  • 여행 중 겪은 에피소드와 꿀팁

후쿠오카 여행기가 궁금한 분들은 4편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