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상도에 살고 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경상도에서 살아왔기에 겨울이면 항상 비슷한 풍경만 봐왔다. 그래서인지 겨울 하면 떠오르는 곳, 눈 덮인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강원도에 대한 로망이 늘 있었다. 그러다 가족들과 겨울 휴가를 계획하게 되었고, 이번엔 진짜 강원도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2박 3일 일정으로 강원도 여행이 확정되었다.
이번 1편에서는 첫째 날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대관령 양떼목장 방문부터, 첫 숙소인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 체크인, 그리고 대게와 털게로 채운 저녁 식사와 강해수욕장 산책까지. 알차게 보낸 첫째 날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처음으로 가본 강원도 여행기 1편

1. 대관령 양떼목장 — 강원도의 첫 번째 목적지

강원도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대관령 양떼목장이었다. 경상도에서 강원도까지의 이동 거리가 꽤 되다 보니 아침 일찍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리다가 대관령 근처에 다다르니 풍경이 확 달라졌다. 산 아래쪽에서는 보이지 않던 눈이 고도가 높아질수록 점점 두꺼워졌고, 대관령 양떼목장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이 온통 하얗게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양떼목장에 들어서자마자 넓은 초원에 양들이 한가롭게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서 먹이를 구매할 수 있었는데, 사료가 담긴 작은 바구니를 손에 들고 양들에게 다가가니 녀석들이 우르르 다가왔다. 양들이 손에 있는 먹이를 먹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생각보다 힘이 세서 놀랐다. 양들의 코가 손바닥에 닿을 때마다 간질간질하면서도 따뜻했다.

목장 안쪽에는 작은 쉼터가 있었는데, 그 안에 난로가 놓여 있었다. 난로 위에서 뭔가 이상한 존재감을 발견했는데, 바로 고양이였다. 따뜻한 난로 위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서 가족들 모두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이 다가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이 아마 이런 상황이 익숙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양떼목장을 크게 한 바퀴 둘러보았다. 목장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언덕 위에서 대관령의 넓은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겨울이라 눈이 쌓인 목장 풍경이 정말 그림 같았다. 경상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 그런지 더 인상 깊었다.


대관령 양떼목장 참고 정보 및 꿀팁
- 위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마루길 483-32
- 입장료: 성인 기준 6,000원 정도이며, 먹이 체험은 별도 구매
- 소요 시간: 산책로를 포함해 1시간~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 주차: 무료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은 없었다
- 겨울 방문 시: 대관령은 고도가 높아 평지보다 기온이 훨씬 낮다. 두꺼운 외투와 장갑은 필수이고, 산책로가 눈 때문에 미끄러울 수 있으니 등산화나 미끄럼 방지가 되는 신발을 신고 가는 걸 추천한다
2.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 — 첫째 날 숙소

양떼목장을 뒤로하고 우리는 예약해 둔 숙소로 가기 위해 강릉으로 이동했다. 대관령에서 강릉까지는 차로 약 30~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대관령의 높은 고도에서 내려오는 길이라 커브가 많았지만 도로 상태는 양호했다.
첫째 날 숙소는 세인트존스 호텔이었다. 강릉에서 꽤 유명한 대형 호텔로, 룸 가격은 1박에 약 1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우리는 동생과 내가 묵을 방 하나, 부모님이 묵을 방 하나 이렇게 총 두 개의 방을 예약했다.

세인트존스 호텔은 오션타워(Ocean Tower), 레이크타워(Lake Tower), 파인타워(Pine Tower) 이렇게 총 3개의 동(타워)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션타워가 메인 타워로 로비와 프런트 데스크 같은 주요 시설이 이 건물에 있었고, 레이크타워와 파인타워에도 각각 객실과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3개의 타워가 하나의 호텔 단지를 이루고 있는 형태라 규모가 상당히 컸다. 총 객실 수가 1,000실이 넘는 대규모 호텔이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체크인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로비에 줄이 꽤 길었는데, 자세히 보니 세인트존스 호텔에는 무인 체크인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었다. 키오스크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런트 데스크 앞에 줄을 서 있고 무인 키오스크 쪽은 한산했다. 우리는 바로 무인 키오스크로 가서 예약번호를 각각 입력하고 카드키를 발급받았다. 줄 안 서고 바로 체크인을 마칠 수 있어서 꽤 편했다. 이런 곳에서의 무인 키오스크 활용은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 참고 정보 및 꿀팁
- 위치: 강원도 강릉시 해안로 307
- 구성: 오션타워, 레이크타워, 파인타워 총 3개 동으로 구성 (1,000실 이상의 대규모 호텔)
- 가격대: 1박 기준 약 10만 원대 (시즌 및 객실 타입에 따라 변동)
- 체크인 팁: 무인 키오스크가 있으니 줄이 길 때는 키오스크를 적극 활용하자. 예약번호만 있으면 바로 체크인이 가능하다
- 주변 환경: 강문해수욕장과 가까워 산책하기 좋고, 주변에 음식점들도 많다
3. 대게와 털게 — 강릉에서의 특별한 저녁 식사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강해수욕장 인근으로 이동했다. 호텔에서 거리가 가까워서 이동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강릉까지 왔으니 특별한 걸 먹어야 하지 않겠나. 가족들과 상의 끝에 대게와 털게를 먹기로 했다. 강릉, 속초 쪽은 대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동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털게도 꼭 먹어보고 싶었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둘 것이 있는데, 동해안 털게는 깊은 수심에 사는 종류로 남해안에서 흔히 '털게'라고 불리는 왕밤송이게와는 다른 종류이다. 크기도 다르고 맛도 전혀 달랐다. 동해안 털게는 생각보다 수율이 좋았고 살이 꽉 차 있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대게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살을 쪽 빼먹는 그 맛이 감칠맛이 돌면서도 담백해서 계속 손이 갔다.
게를 다 먹고 난 뒤에는 남은 재료로 게내장 볶음밥을 해주셨는데, 이게 진짜 별미였다. 게의 내장과 살이 밥에 고루 섞여 나왔는데 한 숟가락 떠먹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대게라면까지 먹으며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대게 육수가 우러난 라면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진했다. 게 한 마리도 안 남기고 싹 비워내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후회 없는 식사였다.
동해안 대게·털게 참고 정보 및 꿀팁
- 강릉, 속초 해수욕장 인근에 대게 전문점이 많으니 미리 검색해서 후기 좋은 곳을 골라가는 걸 추천한다
- 동해안 털게 ≠ 남해안 왕밤송이게이다. 종류가 다르니 혼동하지 말자
- 대게와 털게를 함께 주문하면 두 가지 맛을 비교하며 먹을 수 있어 추천한다
- 게를 다 먹고 나면 볶음밥이나 라면으로 마무리하는 게 동해안 대게 맛집의 정석이다. 꼭 먹어보길 바란다
- 가격은 시가에 따라 다르지만, 미리 대략적인 예산을 정해두고 가면 주문할 때 덜 부담된다
4. 강문해수욕장 — 겨울 바다 야간 산책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온 우리는 바로 앞에 있는 강문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은 만큼 가볍게 소화시킬 겸 산책을 하기로 한 것이다.
겨울의 해수욕장은 여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사람이 거의 없었고, 파도 소리만 조용히 들려왔다. 밤공기가 꽤 차가웠지만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차가운 공기가 정신을 맑게 해주는 것 같았다. 가족들과 나란히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여행지에서의 산책은 평소와는 다르게 대화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모래사장 위를 걷다가 잠시 멈춰 바다를 바라보았다. 강릉의 겨울 바다는 차갑지만 고요했다. 경상도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 산책이 첫째 날의 마무리로 딱 적당했다고 생각한다.
5. 다음 편 예고
이렇게 강원도 여행 첫째 날도 마무리되었다.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양들과 시간을 보내고, 세인트존스 호텔에 체크인하고, 대게와 털게로 배를 채운 뒤 겨울 바다를 산책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경상도에서만 살아온 나에게 강원도의 겨울 풍경은 신선했고,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알차게 보낸 첫째 날이었다.
2편에서는 강원도 여행 둘째 날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 양양 인근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이야기
- 속초 중앙시장에서 보낸 시간
- 둘째 날 숙소인 더 앤 리조트 이야기
강원도 여행기가 궁금한 분들은 2편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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